지난해 한 업체가 사과문에 적은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두고 문해력 논란이 뜨거웠어요. 마음이 깊고 간절하다는 뜻의 ‘심심’을 지루하다는 의미로 오해한 사람들이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이에요.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어요.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뜻을 정확히 풀어내고 다른 사람과 능숙하게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하지요.
문해력은 모든 공부의 기초가 되는 동시에 성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예요. 하지만 디지털 기기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이 글 읽기 자체를 꺼려 하면서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디지털 플랫폼에서 접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해석해낼 수 있는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에게 그 해결 방법을 들어봤습니다.
아이들마다 문해력에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요즘 아이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넘겨 보고, 직관적이거나 짧은 콘텐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요.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숙고하며 기저에 깔린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요. 따라서 ‘읽기’와 ‘토론하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아이들의 문해력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문해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나요?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얼마나 건전하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지가 디지털 문해력의 핵심이에요. 특정 콘텐츠를 즐기고 본인만의 콘텐츠를 멋지게 만드는 방법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하나의 콘텐츠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이해하며 자신의 콘텐츠가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혹시 ‘수포자’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수학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 공부에서 아예 손을 놓아버린, 말 그대로 ‘수학을 포기한 사람’의 줄임말입니다. 지난해 말 한 시민 단체에서 전국 150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스스로를 수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문해력'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그래서 문해력과 수학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초등 저학년 때는 숫자를 더하고 빼는 연산 위주로 수학을 배우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서술형 문제가 많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점점 더 어려워하는 원인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위의 수학 문제는 문장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지요.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왜, 어떻게 답을 찾았는지 생각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서술형 수학의 핵심이에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문해력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사고를 중요하게 평가할 예정이고요. 결국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 부족하면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을 공부하기 어려워질 거예요. 지금 우리 아이의 문해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바로 확인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