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백 마디 말보다 한 송이 꽃이 더 많은 의미를 전해줄 때가 있지요.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는 초심이 흔들릴 때면, 저는 현관문 한가운데 걸린 카네이션을 한참이고 바라봅니다. 일상에 지친 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묘약이 되어주거든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오후, 하윤이가 센터 문을 빼꼼 열고 수줍은 표정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참을 쭈뼛거리던 아이가 뒷짐 진 손을 펴고 배시시 웃으며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였습니다. 알록달록 리본으로 장식한 핑크빛 포장지 속에서 활짝 핀 카네이션이 어찌나 어여쁘던지요.
싱글벙글 연신 터지는 웃음을 지으며 기분 좋게 수업을 마친 뒤, 하윤이 어머님께 감사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꽃’ 선물인 만큼 당연히 어머님께서 준비해 주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